(2016년 12월 9일 구역예배공과)
바닷가에서의 아침식사
요21:1-14
요한복음 21장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3번째 제자들과 만나시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다. 만난 장소는 갈릴리호수의 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 디베랴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두 번 예루살렘에서 나타나셨고, 이제 제자들과 갈릴리에서 만날 약속을 하셨다. 갈릴리에 도착한 제자들 일곱 명은 달리 할 일이 없었고, 또 가족들을 먹이기도 해야 했기 때문에 배와 그물을 빌려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다.
주로 밤에 고기를 잡는다. 배를 띄워 여러 시간 그물을 내렸다 올리기를 반복하였지만 그 밤에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다. 바닷가에 어떤 사람이 서서 소리를 지른다. “고기 좀 잡았습니까? 배 오른편에 그물을 던져 보시오.” 제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배 오른편에 그물을 내렸는데, 그물이 묵직하여 들어 올릴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잡혔다. 나중에 물고기를 세어 보니 153마리였다. 그렇게 많은 물고기를 잡으면 그물이 찢어지기 마련인데, 찢어지지도 않았다.
이들은 이분이 바로 주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수님은 숯불을 피우고 보리떡을 덥히고 생선을 굽고 계셨다. 갓 잡은 생선 몇 마리를 더 가져와서 구우니 모두 먹을 수 있는 조촐한 아침식사가 완성되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아침식사였다. 하지만 이 아침식사는 예수님이 손수 마련하신 식사이다. 정말 제자들은 복도 많은 사람들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대화하고 만져본 것도 모자라서, 이제 예수님이 차려주시는 아침밥까지 먹고 있다.
예수님이 세 번째로 제자들을 만나 고기를 많이 잡게 해 주고, 아침식사까지 차려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많은 물고기를 잡은 사건: 제자들이 전 세계 수많은 영혼들을 하나님께 인도할 것임을 상징한다.
물고기를 잡는 것은 복음을 전하여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이다. 예수님이 처음에 제자들을 부를 때,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4:19)고 말씀하셨다. ‘사람을 낚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한번은 사도 바울 선생님이 전도를 하는데, 그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사도 바울을 모함하였다. 바울이 사람들을 홀려서 재산을 갈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함을 당한 바울이 한 마디 하였다. “나의 구하는 것은 너희의 것이 아니요 오직 너희니라.”(고후12:14)
사람들의 영혼을 얻겠다는 말이다. 죄 지은 사람을 회개하도록 하고, 갈 길을 잃고 목표가 없이 사는 사람에게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아주는 것이다. 사람들을 낚을 때 억지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의 인격에 저절로 끌려오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만난 그 예수님을 소개하는 것뿐이다.
왜 하필 153마리를 잡았을까? 역사적으로 그 숫자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그저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될 것임을 상징하는 것뿐이다. 모든 민족, 모든 인종, 모든 종류의 사람들이 한 그물 안에 싸여 있다. 이렇게 많은 고기가 잡혔음에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은 것처럼 서로 다투고 분쟁하고 나누어지지 않을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이는 제자들을 통하여 예수님이 앞으로 이루실 일을 보여주신 사건이다. 전 세계 모든 민족과 인종에게 복음이 전파되지만, 서로 다투지 않고 분쟁하지 않는 것, 그래서 서로 나누어져 있는 사회를 통합시키는 것, 이것이 주님이 주신 명령이요, 사도들이 이룰 수 있는 비전이다. 오늘날 우리 갈가리 찢기고 나누어진 세상을 보면서, 성도들이 이 비전을 늘 새겨야 할 것이다.
둘째, 예수님과의 아침식사: 예수님과 동료들과 함께 쉼과 회복을 얻는 교제의 시간이다.
예수님이 준비한 음식은 진수성찬이 아니었다. 하루 전에 구운 보리떡을 덥힌 것이었고, 물고기는 ‘베드로 물고기’라고 부르는 손바닥만한 넓적한 생선이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7:1)는 말씀처럼, 예수님이 준비한 식탁은 평범한 음식이었지만, 이 음식을 둘러싼 사람들이 나누고 있는 교제는 완벽한 것이었다.
7명의 제자들은 인간적으로 볼 때 그렇게 완전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이 예수님과 만난 후 깊은 영향을 받아 변화되었다. 이들의 교제도 완전하였다. 같은 사명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었다. 교만하여 다른 이를 무시하지도 않았고 열등감에 시달리지도 않았다. 다른 이를 힘으로 억압하지도 않았고, 굴종하거나 아첨하지도 않았다. 서로를 견제하거나 충성경쟁을 일삼지 않았고, 이를 강제하는 사람도 없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가운데 예수님이 계셨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들어주시는 분, 용서하고 덮어주시며, 나의 모든 질문에 꼭 맞는 대답을 갖고 계시는 분이다. 앞으로 거대하고 위대한 과업을 맡기시면서 그들과 같이 가겠다고 하신다.
이들은 예수님과 가졌던 아침식사를 평생 잊지 못하였을 것이다. 평생 든든하게 자신들의 사명을 감당하였을 것이다. 때로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이 식사를 기억하면서 다시 힘을 얻었을 것이고, 성공에 도취되어 교만해지려 할 때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며 다시 겸비해 졌을 것이다.
서로 나누어 보자.
1. 가장 기억에 남는 아침식사는 어떤 것이었는가? 왜 그렇게 특별하였나?
2. 피곤에 지친 나를 격려하고 힘을 주신 예수님을 경험한 일이 있는가? 서로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