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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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6:9-13; 26:36-41 주기도문 강해 (2017.11.12) |
예수님이 가르치신 주기도문은 대단히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주제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고, 그의 다스림이 나타나며, 그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기도하며 그렇게 살 것을 다짐한다.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사는 사람에게 필요한 양식을 구하고,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막힌 담이 없는 사랑과 용서의 관계를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여섯째 간구 또한 필수적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투사로 충성스럽게 살다가도 크고 작은 시험에 넘어져서 일생의 업적을 망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아직 넘어지지 않았더라도 자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유혹에 넘어지기 쉽고, 세상은 지뢰밭과 같으며, 마귀는 쉼이 없이 우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
※ ‘시험’이란 무엇인가?
(1) ‘시험’의 정의: 성경에서 ‘시험’이라는 단어는 다음 3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① 실력이나 진실성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 (예. 신8:2), ② 상대에 대한 도전과 도발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 ③ 경건한 성도들을 죄에 빠지거나 신앙에서 떠나도록 압박하고 유혹함. 주기도문에서는 ③번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2) 성도들이 시험을 당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이다. ① 하나는 ‘시련’(trial)인데, 신앙을 버리도록 하는 외적인 고난과 박해를 가리킨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를 연단하려고 오는 불 시험을 이상한 일 당하는 것 같이 이상이 여기지 말고.” 벧전4:12)
② 다른 하나는 ‘유혹’(temptation)으로서 좋은 것들을 약속하면서 꼬이는 것이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약1:14) 재물의 유혹이나 성적(性的) 유혹 외에도, 권력, 지식, 교만으로의 유혹이 있고, 자신을 놓아버려 아무렇게나 살라고 하는 자포자기의 유혹도 있다. 사명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십자가 대신 편안한 삶을 택하라고 유혹하기도 한다.
(3) 모든 시련과 유혹의 배후에는 절대 악(惡)인 마귀(=사탄)가 있다. 모든 악한 사람과 죄를 짓게 만드는 환경의 끝에는 마귀가 있다. 그래서 여섯 번째 간구의 후반부는 “다만(but)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기도한다. 마귀는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여 타락으로 이끌었고, 마지막 아담인 예수님을 지속적으로 시험하여 십자가를 포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우리와 똑같은 연약함을 가지셨으나 시험을 이기고 승리하셨다.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니라.” (히 2:18) 그리고 명령하신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마26:41)
첫째,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의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시고, 또한 환경을 바꾸셔서 우리로 건지신다.
(1) 하나님께서 우리의 보호자가 되어서 유혹과 시련으로부터 우리를 지키신다. 죄 짓게 하는 환경을 없애 주시고, 혹시 넘어지려 할 때 피할 길을 주신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지 않으면 우리는 금세 시험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 (고전10:13)
(2) 하나님께서 우리가 죄 짓지 않도록 만들어 주시는 가장 좋은 환경은 바로 경건한 동료 그리스도인들을 붙여주시는 것이다. 성도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도와주고 경계함으로, 박해와 유혹을 견디고 믿음을 지켜나갈 수 있다.
(3)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시는 것을 그림처럼 보여 주는 사건이 있다. 구약시대 북이스라엘의 위대한 예언자 엘리사의 이야기이다. 아람(시리아)의 군인들이 엘리사를 죽이기 위하여 그가 사는 마을을 둘러쌌다. 아침에 엘리사의 사환이 다급하여 비명을 지르며 달려온다. 엘리사의 말이다.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 한 자가 그들과 함께 한 자보다 많으니라.” 그리고 사환의 눈을 열어주기를 기도하였다. “여호와께서 그 청년의 눈을 여시매, 그가 보니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왕하6:8-19)
둘째,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내면을 강하게 하시고 용기를 북돋음으로 시험을 이기게 해 주신다.
(1)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는 기도는, 시험을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과 의지력을 달라는 기도이다. 병을 이기기 위하여 병에 걸릴 환경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몸을 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세균이 득실거려도, 바이러스가 침투하여도, 암을 유발하는 인자가 있더라도, 몸 자체가 건강하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심은 나로 말미암아 선포된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모든 이방인이 듣게 하려 하심이니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짐을 받았느니라.” (딤후4:17)
(2) 특히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사용되는 사람들에게는 더 가혹한 훈련을 시키시며, 이를 견디라고 하신다. 예레미야가 자기 고향 사람들의 박해에 대하여 하나님께 원망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은 그를 위로하는 대신 그를 격려하셨다.
“네가 보행자와 함께 달려도 피곤하면 어찌 능히 말과 경주하겠느냐? 네가 평안한 땅에서는 무사하려니와 요단강 물이 넘칠 때에는 어찌하겠느냐?” (렘12:5)